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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 Log (개발 문제 & 해결 기록)/Collaboration (협업)

[개발 협업 함정 1편] "제 로컬에선 되는데요?" 이 한마디가 불러온 재앙

by Dev.후크리 2025. 8. 18.
시리즈를 시작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은 더 이상 혼자만의 예술이 아닙니다.

여러 명의 개발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코드를 쌓아 올리는 ‘협업의 공학’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협업의 과정에는 우리가 예상치 못한 수많은 함정들이 숨어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직접 겪었던, 혹은 주변에서 흔히 목격되는 치명적인 협업의 함정들을 하나씩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그 대망의 첫 번째 이야기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내뱉었을, 바로 그 마법의 주문으로 시작합니다.

 

 "제 로컬에서는 완벽하게 돌아가는데요?"

 

 

아래 내용 중 스토리텔링에 해당하는 내용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변형한 허구의 일들입니다.

 

 

 


 

사건의 발단: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내 컴퓨터 안에서는

 

 

어느 날 팀원 한 분이 본인이 맡은 API의 기능 구현을 마쳤다고 선언했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소식에 팀의 사기는 올랐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제 머릿속에 몇 가지 의문점이 떠올랐습니다. 서버 데이터베이스(RDBS) 접속 정보를 요청한 적도, 개발 서버에 중간 결과를 공유한 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팀원의 노트북 화면에서는 모든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단, 그 모든 것은 팀이 공유하는 실제 서버 DB가 아닌, 오직 그의 PC에만 존재하는 임시 H2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위에서 펼쳐지는 ‘성공 시뮬레이션’이었습니다. 이 코드는 서버에 배포되는 순간, 단 한 줄도 실행될 수 없는 ‘모래성’과 같았습니다.

 

 


‘로컬 성공’이 ‘협업 실패’인 이유: 모래사장에서의 완벽한 운전 연습

 

 

왜 로컬에서의 성공이 아무 의미가 없는 걸까요?

이는 마치 모래사장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운전 연습을 하고는, 복잡한 도심 주행에 완벽히 대비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협업 환경에서의 ‘진정한 성공’은 아래의 현실적인 조건들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1. 환경의 불일치: 당신의 PC는 서버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실행 환경의 차이입니다.

개발자의 로컬 PC는 통제된 실험실이지만, 서버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실제 전장입니다.

  • 데이터베이스 종류와 버전: 내 PC의 H2 DB와 서버의 MySQL/PostgreSQL은 문법, 데이터 타입, 제약 조건 등 많은 부분에서 미묘하게 다릅니다. 로컬에서 잘 되던 쿼리가 서버에서는 에러를 뿜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 환경 변수: 실제 서버는 DB 접속 정보, 외부 API 키 등 민감한 정보를 코드가 아닌 환경 변수를 통해 관리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로컬 경로를 하드코딩한 코드는 보안적으로도 취약하며, 다른 팀원이 실행조차 시킬 수 없는 ‘고립된 코드’가 됩니다.

2. 데이터의 괴리: 가짜 데이터는 거짓된 확신을 준다

로컬에서 test1, test2 같은 단순한 데이터 몇 개로 테스트하는 것과, 실제 서버에 존재하는 수천, 수만 개의 복잡하고 지저분한(dirty) 데이터로 테스트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null 값, 예기치 않은 데이터 형식, 깨진 관계 설정 등 실제 데이터는 상상 이상의 예외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실제 데이터와의 연동 없이는 코드의 안정성을 결코 보장할 수 없습니다.

 

3. 숨겨진 비용: 팀의 시간을 낭비시킨다

"다 됐다"는 말을 믿고 코드 리뷰를 시작한 팀원, 배포를 준비하던 서버 담당자의 시간은 고스란히 낭비됩니다. 신뢰는 무너지고, 프로젝트 일정은 지연됩니다. ‘로컬에서의 성공’ 선언은 결국 팀 전체의 리소스를 갉아먹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진짜 완료’를 위한 체크리스트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는 ‘완료’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코드를 푸시하기 전, 스스로에게 아래 질문들을 던져보세요.

  • [ ] 내 코드는 개인 설정이 아닌, 팀이 공유하는 환경 변수를 통해 실행되는가?
  • [ ] 로컬 임시 DB가 아닌, 팀의 공유 개발 DB에 연결하여 모든 기능을 테스트했는가?
  • [ ] 가능하다면, 실제 배포될 개발 서버 환경에서 내 코드가 정상 동작함을 확인했는가?

이 질문들에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당신은 협업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입니다.

 

 

 

 


1편을 마치며

 

 

"내 로컬에서 된다"는 말은 협업에서 성과의 증명이 아닌, 검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입니다.

진정한 완성은 ‘내 컴퓨터’가 아닌 ‘팀의 환경’에서 증명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환경을 완벽히 맞췄다고 해서 협업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문제가 있고, 그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내고자 합니다.

 

저 또한 프로젝트 경험이 부족해 제가 모르는 더 많은 문제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문제들을 조금씩 알아가 보면 좋을 것 같네요.